소아변비
2009.09.25 5187 관리자
소아의 만성변비는 매우 흔한 소아 소화기 질환의 하나로, 소아과 외래 방문의 약 3%를, 소아 소화기 특수클리닉을 방문하는 어린이의 약 25%를 차지한다. 어린이 변비를 만성적으로 방치한다고 해서 나중에 암이 되거나 하지는 않지만, 아기의 성격 형성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건강한 배변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의 만성변비와 유분증에 대한 궁금한 내용들을 속 시원히 알아보자.
소아의 배변 기간이 3~4일 이상이면 만성변비다?
대개 배변 기간이 3일 이상 길어지면 변비로 볼 수 있지만, 어린 소아에서는 배변 간격이 점차 길어지고 이와 함께 배변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로 정의하는 것이 무난하다. 특히, 항문 상처에 의하여 배변 후 피가 보이거나, 배변에 대한 공포로 변 보기를 기피하거나, 변 보기전 몸을 꼰다거나, 숨어서 변을 보려는 경향, 속옷에 묽은 변을 자주 묻히는 유분증 등을 보이는 경우 심한 변비로 추정할 수 있다.
소아 만성변비의 원인은?
소아의 만성변비에서 잠복된 원인 질환을 가지는 경우는 대개 5% 이하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기능성 장애 즉 습관이 잘못된 변비를 보인다. 즉, 선천성 거대 결장, 선천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이 만성변비 증세를 보일 수 있으나 매우 드물며, 이유식 이후 혹은 배변 습관을 익히는 시기부터 시작되어 심리적이나 신체적으로 배변에 장애를 느끼는 기능성 배변 장애가 주로 많다.
기능성 만성변비의 유형은?
소아의 만성변비에서 기질적인 질환이 없는, 기능적인 배변 장애의 증상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꽁꽁 앓는 아기 증후군. 대개 생후 1~10주경의 어린 영아에서 대변보기 5~10분전에 불그레한 얼굴을 하면서 심하게 보채고, 배변 후에는 증세가 사라지는 경우다. 그 이유는 증가된 배의 압력과 함께 항문부를 열어주는 배변의 기전이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우 드문 기질적 질환만 아니라면 특별한 치료 없이도 대개 저절로 좋아진다.
둘째, 영아기 배변 통증 증후군. 대개 이유기부터 시작되며 대변이 염소 똥처럼 작고, 동글동글하다. 나이가 들면서 변비 습관이 몸에 배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치료는 변을 부드럽게 해줄 수 있는 식이요법 즉, 오렌지 주스, 누런 설탕, 꿀물 등을 우유에 타서 먹거나, 증세가 악화된다면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셋째, 가장 흔한 만성변비의 형태인 기능성 대변 저류증. 대개 1세 이후에 변비가 시작되며, 대변 훈련기간인 2세 무렵과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기 시작하는 연령에 가장 흔하다. 양변기가 막힐 정도로 대변이 굵은, 즉 대변이 모이고 모여서 보게 되는 경우다. 증세가 악화되면, 몸을 비틀거나 짜증이 심해지는 등의 행동장애와 식욕이 떨어져 살이 찌지 않는 경우를 보일 수 있다.
기능성 만성변비의 가장 큰 이유는 대변을 참기 때문이다?
그렇다. 기능성 대변 저류증의 경우, 어떤 이유로든 대변을 참기 때문에 즉 배변 습관이 잘못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5세된 남자 아이가 만성변비로 병원을 찾아왔다. 이 아이는 곡분류 이유식을 집중적으로 먹게 된 18개월 무렵부터 변비가 있었고, 이 무렵부터 시작된 대변 훈련기간과 겹쳐 증세는 악화되었으며, 최근 유아원과 유치원에 가게 되면서 더욱 악화되었다.
이 아이가 만성변비를 가지게 되는 과정을 의학적으로 설명하면, 과다한 곡분류의 공급으로 인해 변비가 생겼고 배변시 통증이 자주 발생하여 변기에 앉혀도 힘은 주지만 항문부의 확대를 통한 배변의 두려움을 갖게 된 것이다. 이때, 대변 훈련기간에 따른 어머니의 강요가 겹쳐 배변은 물론 변기에 앉는 것조차 겁을 내게 되면서 급기야 화장실, 변기, 배변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가지게 된 것이다. 배변을 기피하면서 대변은 직장에 모이게 되어, 대변이 점점 굵어지고 다음 배변 때는 훨씬 더 심한 통증을 가지게 되며, 항문 열상으로 인하여 피가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배변 통증, 두려움, 배변을 참는 것, 부모의 잘못된 강요, 악화된 통증으로 연결되는 만성변비의 악순환으로 빠져 잘못된 배변 습관이 몸에 배는 것이다.
유분증(속옷에 대변을 자주 묻히는 경우)은 설사가 있는 어린이나 버릇이 나쁜 아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아니다. 유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소아의 만성변비다. 속옷에 묻는 변이 묽게 보이기 때문에 설사로 판단하여, 설사를 멎게 하는 지사제를 먹여서 원 병인 만성변비가 훨씬 악화된 상태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능성 대변 저류증을 가진 소아에서 흔히 관찰되는 유분증은 만성변비가 가장 흔하다. 배변을 계속해서 참게 되면 직장내의 변이 점점 더 굵어지게 되며, 이것이 넘쳐흘러서 속옷에 묻게 되며, 굵어진 대변의 가장자리는 묽게 있는 경우가 많아서 속옷에는 마치 설사처럼 묽은 변이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만성변비는 나이가 들면 저절로 좋아지며, 아이가 크는데 크게 해 될 것도 없다?
아니다. 소아의 만성변비는 배변에 대한 지나친 공포로 인하여 어린이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게다가 유분증까지 발생하게 되면 아이는 배변 통증을 하나의 벌로 여기게 되며, 속옷을 숨기려고 하며,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소극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어 소아 정신 건강에 심각한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만성변비로 인한 식욕의 감퇴로 한창 클 나이인 어린 소아의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대변이 오랫동안 장내에 머무른다고 해서 나이가 들면서 암의 발생률이 높아지거나, 만성 장염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소아 만성변비, 성인과 마찬가지로 야채를 많이 먹으면 좋아진다?
그렇지 않다. 대개 4세 이내에서는 섬유소가 많은 음식이 소아 만성변비 치료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으며, 특히, 약물요법, 배변 훈련 등과 조화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아무런 치료 효과가 없다. 야채 자체가 소아 변비 치료의 주된 요건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심리적인 부담감을 가중시켜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아 만성변비의 치료에서 약물을 쓰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특히 몸의 영양분을 빠지게 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
아니다. 경험이 풍부한 소아 소화기 전문의의 조언과 함께 적절한 약물의 사용은 해가 되지 않으며, 기능성 대변 저류증 소아는 약물의 치료가 오히려 필수적인 요건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소아에서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들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소아 변비 치료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
아니다. 가장 먼저 선천성 거대결장, 선천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기질적 원인 질환이 있는지 확인을 하여야 한다. 가장 흔한 소아 만성변비의 원인인 ‘기능성 대변 저류증’은 치료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즉, 잘못된 배변 습관이 건강한 배변 습관으로 바뀔 수 있도록 신체적, 정신적으로 도움을 제공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치료계획은 다음과 같은 4단계에 의해 이루어진다.
1단계> 부모에 대한 교육(첫 방문 또는 정기적) - 면담을 통해
변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의 전달과 속설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장기간의 치료 계획에 대한 신뢰의 폭을 넓힌다.
2단계> 장청소(수일에서 수주) - 약물, 좌욕 및 아이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통해
대장 내에 축적된 특히 항문 직상부인 직장부의 대변을 모두 배설시키는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이 시기에는 오랜 변비에 의한 항문의 열상을 좌욕을 통해서 치료해 배변시 통증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3단계> 대변 축적의 방지(수개월) - 약물, 배변 훈련, 식이요법을 이용하여
약물을 적절히 사용하여 변을 하루 2~3회 정도 묽게 보도록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화장실 및 변기, 배변에 대한 공포를 없애준다. 화장실은 하루 2회 정도 규칙적으로 가는 것이 좋고, 음식을 먹은 후에 가는 것이 좋다. 음식조절은 섬유소가 풍부한 건포도, 밀빵, 야채류, 과일류 등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으나, 아이의 연령과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 지나친 강요는 아이의 심리 상태를 위축시켜, 변비치료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단계> 정상적인 배변 습관으로의 유도(수개월에서 수년) - 배변훈련, 식이요법
화장실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고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갖게 되면, 약물을 서서히 줄이면서, 식이요법 및 배변 훈련만으로 유지해 간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지나치게 빠른 투약의 중단은 변비를 재발시킬 수 있으므로, 충분한 기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약물을 완전히 끊게 되더라도 수개월에서 수년간 건강한 배변 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찰해야 한다.
소아의 만성변비의 치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심이다?
그렇다. 미국 소아위장관학회의 치료 지침서를 보면 치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 인내, 인내라는 말이 있다. 대개 6개월 가량 치료하여 성공률이 60~75%로 상당 기간의 진료를 요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찰임에도 약물이 매우 저가이며, 약물의 부작용이 거의 없고, 2~4주에 한 차례 가량의 방문으로 진료가 가능하므로 경제적, 시간적 손실이 크지는 않다. 단, 가정에서 아기를 관찰하고 약물을 먹이고 아기를 격려하면서 돌보아야 되는 부모의 시간적, 정신적 손실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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