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관암
2009.09.25 6907 관리자
담관 제구실 못하면 소화액 전달 안돼 황달, 전신가려움증, 회색변 등 동반되면서 간기능 저하
담관은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인 담즙(쓸개즙)이 담낭으로 내려오는 관이다. 담관암이 생기면 담즙이 내려가는 길이 막힌다. 그러면 혈중 빌리루빈 농도가 높아져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온다. 또 담즙이 간에 고여 세균 감염으로 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담관은 한 그루의 느티나무
간으로부터 뻗어나오는 담관은 느티나무에 비유할 수 있다. 무성한 느티나무 잎을 간세포라고 한다면 잎을 지탱하는 가는 줄기는 간내담관, 가는 줄기가 모인 곳으로 원줄기가 좌우로 크게 갈라지는 분지 부위는 간문부 담관, 그 아래로 밑동까지는 상부, 중부, 하부 담관에 해당한다. 담관암은 나뭇잎을 달고 있는 가지 끝에서부터 밑동까지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지만 발생 위치에 따라 특성이 다르다.
가지 끝에 생긴 종양인 간내 담관암은 분류상 간암에 넣기도 한다. 여기서는 덩어리 형태로 간암과 같은 종괴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초형 담관암 혹은 종괴형성형 담관암이라고도 부른다. CT 상에서 이것은 간동맥 혈액을 공급받지 않기 때문에 64채널 나선형 CT 영상으로 보면 간세포암과 구별이 되며 간암과는 아주 다른 임상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비교적 빨리 자랄 뿐더러 간내 전이도 빠르고 주위 림프절로 전이도 흔히 일어나서 예후가 매우 나쁘다.
간문부와 밑동, 즉 췌장관과 합류하는 팽대부 사이에서 생기는 종양은 간외 담관암이라고 하며 대부분 담관을 막아 황달이 생긴다. 간외 담관암은 오래전부터 췌장두부암이나 팽대부주위암처럼 췌십이지장 절제 수술로 완전 제거가 가능하다.
담관암은 서양, 특히 미국에는 흔치 않으나 일본과 한국에 많다.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담석과 관계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담관암 환자 중 20~30%에게는 담석도 있다. 그 외에 궤양성 대장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선천성 간섬유증 등이 관련있으며 담관낭종은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관암은 기생충, 특히 간디스토마 감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50~70년대 우리나라 남성, 특히 낙동강 주변에 사는 많은 남성들은 젊은 시절에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어본 경험이 있다. 낙동강에서 자라는 붕어나 잉어는 거의 대부분 간디스토마 유충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날것으로 먹으면 간디스토마에 감염된다.
과거에는 담관암이나 간내 결석증으로 담관이 막힌 환자의 막혀서 늘어난 상부 담관에 관을 삽입해 담즙을 배액하면 담즙과 함께 많은 간디스토마 성충이 줄줄 흘러 내렸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간문부 담관암과의 숨바꼭질
원래 간문부 담관암은 진단조차 쉽지 않았다. 1965년 간문부 담관암에 대한 임상적 특징을 처음으로 보고한 사람은 예일대학교의 간 전문 내과의사 제럴드 클라츠킨(Gerald Klatskin, 1910~1986)이다. 그는 황달이 있고 감기, 몸살을 앓을 때처럼 열이 있으면서 서서히 간부전에 빠져 죽는 환자 13명을 사후에 부검하여 간을 관찰하였다. 그 결과 공통적으로 좌우 담관이 만나는 간문부 담관의 점막에 거친 암 조직이 가득하고 간내담관이 많이 확장된 소견을 보인다. 의외로 간 안이나 주위 림프절로의 암전이는 드물었다.
그는 담관이 막히면서 담즙이 내려가지 않아 황달이 오고 간 안의 정체된 담즙에서 세균이 자라 담관염으로 인한 고열이 발생하는 과정을 규명해냈다. 그래서 간문부 담관암은 일명 클라츠킨 종양이라고도 불린다.
당시에는 CT나 MRI는커녕 초음파 기기도 없어 담관 안에 조영제를 넣은 후 엑스레이를 찍어서 담관이 막혀있는 것을 확인해야 대략적인 진단을 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현재 간문부 담관암은 CT나 MRI 덕분에 진단 기술이 거의 완성되었다.
간문부 담관암을 포함한 담관암의 임상 증상은 황달이 가장 흔하며 전신 가려움증, 회색변 및 갈색뇨가 동반된다. 환자 중 30~50%는 복통을 호소하며 막힌 상부 담관에 담즙이 적체되어 담관염이 나타날 수 있다. 간문부에서 갈라지는 두 담관 중 한쪽이 완전히 막힌 경우나 담관 벽 침윤만 심한 경화형 간문부 담관암일 경우에는 황달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날 몸살기가 있는 것처럼 춥고 열이 나다가 며칠 후 노란 소변이 나오고 얼굴이 약간 노랗게 되어 첫 증세가 나타난 지 10~14일 만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진단 시 특징적인 소견은 담관 폐쇄로 인한 혈중 빌리루빈 농도의 상승이다. 또한 초음파나 CT를 이용하면 간 내외의 담관 확장을 관찰할 수 있고 병소의 위치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간문부 아래에 발생하는 종양은 담관에 조영제를 주입하는 경피경간담관조영술(PTC)과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ERCP)로 검사한다. 경피경간담관조영술은 상부 담관의 종양을 알아내는데 도움이 되며 담즙을 배액해 황달을 완화시킬 수 있어서 수술 전 처치로도 유용하다.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로는 하부 담관의 해부적 구조를 알 수 있다.
최근에는 16채널 혹은 64채널 나선형 CT나 MRI를 이용한 췌담관조영술로 고통 없이 주변 조직 또는 혈관으로의 전이 여부까지 알 수 있다. 종양에서 만들어진 단백물질(종양표지자, CEA 혹은 CA19-9)이 혈액으로 흘러들어 이것을 혈액검사로 확인하면 진단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담관암이라 하더라도 종양표지자가 상승되어 있는 환자는 약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담관암은 꼭 잘라내야 한다!
담관암의 치료는 근치적 절제 수술만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수술 후 방사선 치료와 항암 화학요법을 실시하기도 하나 효과는 기대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간문부 담관암을 포함한 담관 종양을 절제하기 전에 담즙을 배액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나 그러면 입원 기간이 길어진다.
부위에 따른 수술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하부 담관암은 담관과 함께 췌장과 십이지장을 함께 제거하는 췌십이지장 절제 수술을 실시한다. 중부 담관암은 담관 주위의 림프절과 함께 광범위 절제를 하고 담관을 분절 절제하고 난 후 담관공장문합술을 실시하는데 최근에는 암종을 광범위 절제하는 의미에서 하부 담관암 수술처럼 췌십이지장 절제 수술을 하기도 한다.
간문부 담관암 수술은 어렵기는 하지만 간 수술의 발달로 적극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그리고 병기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다르다.
간문부 담관 중 왼쪽 담관에 더 많이 치우쳐 있으면 미상엽을 포함한 왼쪽 간을 40% 정도 절제한다. 이때는 수술전 처치없이 수술해도 별 무리 없이 회복될 수 있으나 오른쪽 담관에 암종이 치우쳐 있는 경우에는 미상엽을 포함한 오른쪽 간을 60% 정도 절제해야 한다. 물론 환자가 40%의 남은 간으로 회복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간부전증에 빠질 수도 있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아래 설명처럼 남길 왼쪽 간을 크게 한 다음 오른쪽 간을 절제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간이 절제되고 나거나 부분적으로 손상이 되면 남아 있는 간이 재생 혹은 커진다. 앞서 간암 설명에서 언급했듯이 간은 두 가지 혈관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는다.
그런데 좌우로 나누어지는 간문맥 중 어느 한쪽을 막으면 막힌 쪽은 간동맥 혈액만 공급받는다. 그러면 간문맥 혈액 공급이 끊긴 쪽의 간은 위축되고 상대적으로 막히지 않은 왼쪽으로 흐르는 간문맥 혈액이 더 많아져 왼쪽 간이 커진다. 즉 한쪽 문맥을 막은 채로 3주 정도 지나면 반대편 간이 20~30%까지 커진다. 이때 문맥혈류가 막혀 위축된 쪽을 절제하면 환자는 문맥색전을 하지 않은 경우 보다 훨씬 안전하게 회복될 수 있다.
이와 같이 간문부담관암을 진단받은 후 황달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2주 정도, 문맥색전술 후 3주 정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첫 진단 후 한 달 이상 기다려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간암일 경우 시행하는 간 절제 수술에서는 미상엽을 절제할 이유가 없지만 간문부 담관암일 경우에는 미상엽 절제가 완치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간문부 담관암을 포함한 담관암이 간문맥이나 간동맥을 침투하여 수술이 곤란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경험을 바탕으로 부분 절제 수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여러 종류의 우회로술을 실시하거나 담즙 배액을 위한 스텐트 삽입을 하여 종양은 그대로 두더라도 증상을 호전시킴으로써 환자가 일정 기간 큰 불편 없이 살도록 할 수도 있다.
간문부에서 종양이 좌우 간 안으로 자라 들어가 여러 개의 가지가 막힌 경우에는 스텐트 삽입마저 불가능한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막힌 가지마다 외배액술을 실시하여 황달을 없애고 나면 식욕이 회복되어 환자가 수개월 혹은 수년을 살 수도 있다.
근치적 절제 수술 후의 생존율은 병기와 병소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담관암의 5년 생존율은 근치적 절제수술이 이루어졌을 때 대략 25~40%다. 진단당시의 병기와 수술범위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수술 후 방사선 치료나 새로운 항암 화학요법이 부분적으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강 구 정 교수 / 간담췌장외과 · 상담 및 문의 : (053)250-7324 · 진료요일 : 금(오전) / 화(오후) |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41931 대구광역시 중구 달성로 56
대표전화 : 053-250-8114팩스 : 053-250-8025
COPYRIGHT (C) KEIMYUNG UNIVERSITY DAEGU DONGSAN HOSPITA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