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 3개월에서 3세사이의 어린 아기들이 심한 구토 후에 쌀뜨물같은 물설사를 보이는 경우가 흔히 있다. 마치 콜레라 설사처럼 물설사를 보인다고 하여 '가성 콜레라'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 계절이 되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아기들의 감염성 설사 질환이다. 물론, 콜레라와는 무관한 질환이다. 1973년에 이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로타 바이러스'가 밝혀졌으며, 6-24개월 소아의 설사 질환 중 30-60%를 차지한다. 생후 첫 3개월 동안은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낮고, 3세 이후에는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드물다. 대변-구강의 감염 경로를 가지며, 탁아 시설 등에서의 집단 감염이 보고된 바 있으며, 겨울철에 자주 생기는 이유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또 하나의 겨울철 아기 설사병은 3개월에서 10세가량의 소아에서 심한 구토를 보이고 설사는 거의 없거나 아주 가볍게 하고 넘어가는 ‘겨울철 구토병’이라는 바이러스성 장염도 함께 유행하고 있다.
'가성 콜레라' 즉 '로타 바이러스 위장염'은 초기에 심한 구토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콧물, 미열 등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갑자기 심각한 구토 증상을 보이게 되는데, 뭘 먹여도 토하는 양상을 띈다. 한나절 혹은 길면 하루 이틀의 시간이 흐른 후 구토는 호전을 보이나, 뒤이어 심한 쌀뜨물 양상의 물설사를 보이게 되며, 3-4일에서 길면 7일까지 지속하게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의학적인 판단은, 발병 초기에 이렇듯 '몰아서 토하게 되는' 다른 질병들을 철저히 구별하는 것이다.
어린 영유아들이 '갑자기 몰아서 토하게 되는' 경우 두가지의 의학적 의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원인 질환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되어야 하며, 원인에 관계없이 탈수와 전해질 장애의 심각성이 적절히 판단되어야 한다.
‘갑자기 몰아서 토하는’ 질병들 중에는 시간을 다투는 매우 위중한 경과를 보이는 질환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장중첩증'을 들 수 있다. 이 질환은 아직 그 발병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으나 생후 6개월에서 2세 사이에 잘 발병하는데, 장이 장 사이로 말려들어가는 질환이다.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거나 혹은 건강하게 잘 지내던 영유아가 갑자기 자지러 질 듯이, 주기적으로 보채게 되고 시간이 경과하면 심한 구토 증상이 나타나며, 딸기잼 같은 혈변을 보이기도 한다. 신속한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수술적 조치를 하여야 되는 경우도 있어, '갑자기 몰아서 토하게 되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 반드시 이 질환을 생각하여야 한다.
어린 영유아들이 '갑자기 몰아서 토하게 되는' 경우 또한 중요한 것은 입원을 하여 집중 치료를 요하는 정도의 탈수나 전신상태를 보이는가를 신속,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들은 몸무게는 어른에 비하여 작으나 체내에 많은 양의 수분을 가지고 있으며, 몸 안팎으로 수분의 이동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므로 특히 탈수와 전해질 장애에 주의를 요한다. 음식 조절로 가능한지 링거액을 맞을 수준인지 입원할 수준인지를 정확하게 진단받고 신속한 조치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겨울철 아기 설사병의 초기에는 먹는 링거액이라 불리는 경구용 수액제, 적절한 음료 등을 이용하여 탈수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설사 기간 동안에는 적절한 음료, 적절한 음식, 경구용 수액제 등을 이용하여 탈수를 교정하여야 한다. 또한, 모유 수유를 지속하게 하고 분유 수유를 조절하여 즉 설사용 특수분유를 이용할 것인지, 쌀미음을 섞어 먹일 것인지 등을 고려하여 영양부전에 빠지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대개 적절한 탈수 교정만으로 자연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인 병의 경과이다. 최근 예방 접종 약물이 개발되어 실용화의 단계에 와 있으며, 예방이 가능하게 된다면 전세계적으로 연간 1,800만명의 감염자를 예방할 수 있고 연간 8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예방은 어린 영유아에서 집단생활은 가급적 피하고, 어린 아기들은 물론 부모를 포함한 가족들은 외출 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이가 든 소아나 성인들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도 증상이 전혀 없으나 어린 영유아에서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특히 가족 구성원의 잦은 손씻기가 유일한 예방책이다.
돌전후의 어린 영아에서 '가성 콜레라'를 앓은 후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평소에 먹던 우유를 먹이면 설사가 지속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유내의 설탕 성분인 유당에 대한 위장관내 소화 효소의 생산이 로타 바이러스에 의하여 저하되어, 일시적으로 결핍이 야기되고 이에 따른 만성 설사로 빠질 수 있음을 주의하여야 한다. 2주 이상의 경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설사가 지속될 때는 반드시 이 질환 '장염 후에 오는 만성 설사' 즉 ‘유당 불내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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