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통증
2009.09.25 5815 관리자
발은 인간의 직립 자세와 걷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구조적, 기능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발은 정지 시에 체중을 안정성 있게 지지하는 수동적 작용과 걷기 혹은 달리기를 할 때 몸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능동적 작용을 하고 있으며, 일상생활뿐 아니라 스포츠나 여가 활동 등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발의 구조와 기능
사람의 발은 26개의 뼈, 55개의 관절, 20개의 근육과 42개의 인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 몸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이나 머리 등 다른 신체에 비하여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으나, 최근 걷기 운동의 열풍과 함께 발에 관심이 많아졌다.
발에는 3개의 아치모양의 구조가 있어서 생체 역학적으로 가장 안정되게 우리 몸의 체중을 분산시키고,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피로감이 적도록 도와준다. 아치를 유지하는 데는 뼈의 구조적인 모양 및 배열도 중요하지만, 뼈들을 접합시키는 역할을 하는 인대들, 발목을 움직이는 근육들의 힘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또한 아킬레스건과 같이 근육이 뼈로 이행하는 건 부위의 신축성 유지도 필요하다.
어떤 발이 이상이 있는 발인가?
사람은 하루에 5천보 가량을 걷고 평생 5만 마일 가량을 걷는다. 어떤 발은 혹사를 시켜도 불평을 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발은 그렇지 못하다. 어떤 사람들은 편한 신발을 신고도 조금만 걸어도 발의 통증을 호소한다. 잘못된 신발이 발의 통증을 일으키는 것은 분명하지만 발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정상적인 발은 심한 활동을 하더라도 피로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통증은 거의 없다.
통증이나 심한 피로감이 있는 발은 이상이 있는 발이다. 쉬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발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발의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무척 다양하며, 허리 디스크나 말초 신경염이 있을 때에도 발의 통증이나 감각 이상을 동반할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발 모양이나 걸음걸이 이상이 부모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교정이 가능하거나 진행을 예방할 수도 있다.
발의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들
(1) 편평족 _ 흔히 평발이라고 불리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발바닥의 내측 종아치가 소실되어 발바닥이 편평하게 되는 변형을 총괄하여 지칭하며 단독적인 병명은 아니다. 선천성인 경우도 있으나 퇴행성 질환, 외상, 근골격계 질환, 신경병증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평발이 있으면 발이 아파서 오랫동안 걷기가 어렵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평발 자체로 인한 통증보다 평발이 오래 지속되면서 생체역학의 변화가 생겨 족저근막염, 발가락 변형, 건염 및 발목 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또한 무릎 관절, 엉덩이 관절 질환 및 요통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평발이라고 해서 모두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며, 통증을 유발하고 쉽게 피로감을 주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에만 치료의 대상이 된다. 평발의 원인과 정도, 가족력의 유무, 유연성 평발의 유무에 따라 치료 종류와 치료 기간이 달라진다. 내측 종아치를 지지할 수 있는 기능성 안창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원인에 따라 종아리 근육의 스트레칭 및 아치 형성에 중요한 근육의 강화 운동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통증이 심하거나 이차적인 염증성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는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도 도움이 된다.
(2) 첨족 _ 평발과는 반대로 내측 종아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있는 질환이다. 원인 불명인 경우가 많으며 선천성이나 신경근육성 질환이 원인이다. 이 경우 발가락의 갈고리 변형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발 앞부분의 공간이 높은 구두를 신고 비정상적으로 높은 종아치를 지지하고 발바닥에서 체중 부하를 골고루 할 수 있도록 기능성 안창 보조기를 넣어 발의 피로를 줄여 줄 필요가 있다.
(3) 발뒤꿈치 통증 _ 발뒤꿈치 통증의 원인은 발바닥의 족저근막염, 족저근종, 발뒤꿈치 지방조직 위축증, 발뒤꿈치 점액낭염, 종골 골극, 외측 발바닥 신경 제 1 분지 신경 포착증, 종골의 피로성 골절 등이 있으며, 강직성 척추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도 흔히 보고된다. 특히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통증 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첫발을 디딜 때 혹은 휴식 후 일어나서 걷기 시작할 때 심한 통증이 있으나 걸으면서 오히려 통증이 덜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발뒤꿈치 통증은 기본적인 발의 이학적 검사, X-선 촬영과 함께 근골격계 초음파검사에 의해 근육, 건, 인대, 근막, 관절 내 삼출액까지 영상학적인 진단이 가능하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복용, 스트레칭 운동, 치료용 안창이나 실리콘 안창, 국소 스테로이드주사 및 야간 보조기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증상의 심한 정도와 치료 시기에 따라 이용한다.
(4) 중족골통 _ 발의 앞부분 통증을 총칭하며 개개인의 발 구조에 따라 유발 요인이 다양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발 앞부분의 아치가 가라앉고 볼이 넓어지면서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중족골을 지지하는 패드나 중족골 지지대를 대어주면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5) 지절간 신경염 _ 주로 40-50대의 여자에서 흔하며 3번째와 4번째 발가락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초음파 검사를 이용한 여러 연구에서 2번째와 3번째 발가락 사이에도 유사한 빈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로 발가락을 포함한 발바닥의 앞부분에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있는데, 볼이 좁은 신발을 신으면 심해지고 휴식을 하거나 신발을 벗으면 완화된다.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지절간 신경이 중족골 사이에서 반복된 압력을 받아 신경염 혹은 신경종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압력을 유발할 수 있는 발의 구조적인 원인이 있거나 압박성 신경염이 잘 발생하는 당뇨병 환자에서 잦다.
치료는 우선 볼과 앞창이 넓은 신발을 신어서 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 초음파 유도 하 스테로이드 국소주사요법, 또는 중족골 패드나 지지대의 부착 등으로 중족골 간의 거리를 넓혀 주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국소주사요법이나 수술은 통증 감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원인이 되는 중족골 간의 신경 압박을 줄여주는 것이 재발 방지와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6) 발목터널 증후군 _ 발목 내측 복사뼈와 종골을 연결하는 굴근지지막 아래에서 후경골신경이 눌리는 경우를 발목터널증후군이라 한다. 결절종, 외상후 유착, 종골이나 거골의 돌기, 굴근의 건막염과 같은 만성 염증, 정맥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굴근지지막 아래를 지나는 후경골신경이 압박될 때 발목터널증후군이 생길 수 있으며, 생체역학적으로 종골의 외반 혹은 편평족으로 인해 발목 내측으로 과도한 압박이 가해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압박성 신경병증의 일종이므로 신경 검사에서 이상이 관찰될 수 있으며, 초음파검사가 신경 압박의 일차적인 원인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된다. 진단을 위해 환자의 병력과 이학적인 검사 소견이 가장 중요하다. 증상은 주로 발바닥 앞부분의 저린감이나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발목터널 내의 후경골신경 부위를 두드리면 발가락 끝까지 저린 증상이 진단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치료는 신속하게 유발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며, 통증이나 저린감의 치료를 위해 발목터널 내부에 스테로이드 국소주사요법을 실시하기도 한다. 굴근지지막 내부의 압력 감소를 위해 외과적 감압술을 실시하기도 한다.
(7) 무지외반증 _ 발에 꼭 끼는 구두나 하이힐을 오랫동안 신었을 경우 체중이 가장 많이 실리는 엄지 발가락이 둘째 발가락쪽으로 심하게 휘어지는 기형을 무지외반증이라 한다.
무지외반증의 주된 원인은 뾰족하고 굽 높은 구두이지만, 그 외에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선천적으로 엄지발가락이 긴 사람, 평발이나 무지외반증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잦다.
무지외반증이 진행되면 엄지발가락의 뿌리 부위에 물집이나 염증이 생겨 몹시 아프므로 걷기에 지장을 준다. 통증이 사라지더라도 무지외반증에 의한 엄지발가락의 변형은 계속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무지외반증 환자들은 발의 내측 즉, 엄지발가락 쪽으로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요인을 해결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 관절염 등 기타 전신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일찍 치료하는 것이 좋다. 엄지발가락 보조기, 기능성 안창 보조기를 사용하거나 발가락 사이를 벌려 주는 운동치료도 병행하지만, 엄지발가락의 중족지절간 관절이 30-35도 이상 휘어진 중증인 경우 관절 기형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정형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8) 굳은살, 티눈 _ 피부의 각질이 국소적으로 증식하여 두꺼워지는 것을 굳은살이라고 한다. 발의 구조적 이상, 혹은 신발이나 딱딱한 바닥에서 올라오는 반복적인 압박에 의해 생긴다. 이 굳은살의 중심에 아주 딱딱한 아픈 부위가 티눈이다. 치료는 발바닥의 특정부위에 가해지는 과도하고 반복적인 압력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발과 하지의 생체역학적 검사, 족적(foot print), 컴퓨터를 이용한 족저압 검사 등으로 발바닥 압력에 대한 측정이 가능하다. 대개 기능성 안창 착용 후 보행 시 통증은 즉시 나아지며, 3~6개월 정도 지속적인 착용으로 발바닥의 피부 상태도 좋아질 수 있다.
● 이소영 교수 / 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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