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 식사 후 춘곤증도 문제지만 입맛이 떨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단순히 봄에 입맛을 타는 문제가 아니라 질병에 의해 식욕이 부진한 경우가 있다.
음식물의 소모량을 감소시키는 식욕부진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먹고 싶은 욕망이 없거나 음식물에 대해 생각조차 하기 싫은 경우로 주로 암이나 우울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식욕부진이다.
둘째, 음식공포증. 음식물을 섭취하면 복통이 오기 때문에 배가 고프지만 먹기를 두려워 하는 현상으로 허혈성 장질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셋째, 조기포만감으로 한두 숟갈 먹고는 식사 끝냈다고 물러 앉는 경우인데 말기위암, 유문부협착환자 등 위의 크기가 작아지는 질환에서 본다.
식사는 뇌의 사상하부에 위치한 식욕중추와 사상하부의 핵에 있는 포만중추에 의해 조절된다. 이들 중추는 신경, 위장관, 기타 내장에서 전달되는 신호에 의해 먹고 싶은 욕망, 식사량을 조절한다.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면 먹고 싶은 욕구가 없어진다.
배고픔이 포만중추에 의해 느껴지면 포만중추에서 신호를 식욕중추에 전달하여 식사를 하게 된다. 포만중추에는 여러 종류의 위장관 호르몬과 말초 지방조직 세포에 있는 렙틴(leptin)이 관여하고 식욕중추는 세로토닌 등에 의해 기능이 조절된다.
노년기에 가정, 사회적 소외, 우울증, 육체적 활동의 저하, 만성질환, 치아질환, 시력장애, 에너지 소비 감소, 대사 저하, 포만중추나 식욕중추에 작용하는 호르몬 등의 분비저하, 음식에 대한 맛, 냄새 감각의 둔화 등에 의해 식욕부진은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암환자들도 식욕부진을 호소하는데 노년층 식욕부진에서 보는 원인들이 상당히 관여하고 또 다른 중요한 원인들도 관계된다. 암환자들은 확실히 음식의 소모량이 적다.
그러나 여러 방법으로 암을 치료하고 나면 음식 소모량이 증가된다. 암조직에서 식욕을 감퇴시키는 화학물질을 혈중으로 방출하여 식욕부진을 초래한다는 것은 동물 실혐에서 확인되어 있다. 또 암이 진행되면 정서장애, 공포, 통증, 발열, 감염 등이 생겨 식욕부진을 촉진하고 약물치료, 방사선치료 등도 이에 가세한다.
그 외에도 뇌신경 전달 물질, 식욕부진을 촉진하는 호르몬, 폐암에서 발견된 봄베신 등도 식욕부진을 일으킨다. 식욕부진은 남녀나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특히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므로 양로원 등에서 많은 환자를 볼 수 있으며 체중감소, 혈중 알부민 저하, 부종 등 영양 결핍상태의 환자들도 많이 관찰된다.
우울증 환자는 대부분 식욕부진 증상이 나타난다. 특정 직업 즉, 날씬한 몸매를 유지해야 하는 무용수, 모델 등도 체중조절을 위해 먹기를 거부하거나 식사후 강제로 토하기도 하며, 이뇨제 등을 장기 복용하여 식욕부진이 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식욕부진의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고 제거해야 하지만 원인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우선 감염, 식중독,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부진은 치료할 필요가 없다. 암의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 요법을 쓰면 호전되지만 문제는 지속성 식욕부진의 원인을 찾지 못했거나 제거하지 못한 경우이다. 이때는 식욕을 촉진시키는 약물들을 사용한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으로 메제스트롤 아세테이트가 있다. 유방암, 에이즈, 대장암 환자의 식욕부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항히스타민 계통의 사이프로헵타딘을 암환자에게 투여하면 식욕이 좋아지고 음식섭취량을 증가시킬 수는 있지만 체중감소는 계속된다. 지방산을 섭취하도록 해도 식욕은 어느정도 증가된다.
암환자의 경우 식욕부진이 심하면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투여하여 식욕을 증진시키기도 하나 장기복용은 많은 부작용을 가져온다. 노년층의 식욕부진은 적당한 운동, 가정과 사회의 관심 등에 의해 해결될 수도 있고 향기롭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여 치료하고 특히 당근, 닭고기 등이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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