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1
2009.09.25 4239 관리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고생해 본 적이 있는가? 비단 당신만이 겪는 고통은 아니다. 최근 신경과 조용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잠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2006년 2월 전국에 걸쳐 만 21~69세의 성인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수면장애의 유병률을 조사해 보았다. 놀랍게도 약 27.6%에서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우리나라 인구 4명 중 한 명이 잠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아직은 수면장애가 질병이라는 인식이 낮은 탓에 실제 병원을 찾아 상담하거나 치료받는 수는 극히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일생의 3분의 1 가량을 잠을 자면서 보내지만, 깨어있는 낮 동안의 건강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수면 건강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한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수면 건강의 중요성이 밝혀지고 있다. 수면은 단순히 눈을 감고 몸을 쉬는 것이 아니라 수면 중에도 신체 내에서 여러 가지 생리적인 변화가 활발히 일어나며 우리의 정신적, 신체적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잠드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때, 밤중에 너무 자주 깨어날 때, 아침에 일어나도 피로하고 상쾌함을 느끼지 못할 때, 또는 낮 동안에 졸아서는 안될 상황에서 졸릴 때에는 혹시 수면장애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 보고, 수면전문의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수면장애 질환, 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RLS : Restless Legs Syndrome)? 아마도 잘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이란 다리에서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운 감각을 느끼면서 자신도 어쩔 수 없이 다리를 움직이려는 강한 충동을 특징으로 하며 수면장애의 흔한 원인이다.
주로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처럼 가만히 있을 때 나타나고 다리를 움직여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된다. 저녁이나 밤 시간에 증상이 심해진다는 점도 이 질환만의 특징이다. 이로 인해 환자의 수면을 방해하고 낮 시간의 일상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도파민 시스템의 이상으로 인한 원발성 하지불안증후군과 빈혈이나 신부전 등 다른 질환에 의한 이차성 하지불증후군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응답자 5천명 중 5.8%에서 하지불안증후군 의심, 이 중 49.1%
에서 수면장애 동반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는 비율은 13.5%에 불과
이번에 전국적인 수면장애 유병률 조사와 더불어 하지불안증후군의 유병률을 알아본 결과, 전체 응답자 5천명 중 289명(5.8%)이 이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를 우리나라 전체인구로 추정하면 약 250만명 이상이 이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조사는 한국인에서 수면장애와 하지불안증후군의 유병률과 역학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첫 국내 조사자료이다.
눈 여겨 보아야 할 사실은, 이번 역학조사에서 하지불안증후군에 해당되는 사람들 중 수면장애가 동반된 비율이 약 49.1%라는 것. 이들은 다리 움직임 때문에 밤에 쉽게 잠들기가 어렵거나, 잠을 자더라도 자주 깨고 잠이 깬 후에는 다시 잠들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등 수면문제를 경험하였다.
더욱이 다른 수면장애와 유사하게 하지불안증후군도 5.8%라는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이 중 적절하게 치료를 받고 있는 비율은 약 13.5%에 불과하였다. 즉, 국내에 많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이 있지만, 무슨 병인지 몰라 치료를 방치한 채 고통받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호소하는 다리의 불편함과 관련된 증상으로는 ‘쑤신다/욱신거린다’, ‘저리다/피가 안 통한다’, ‘아프다’, ‘당긴다’, ‘시리다’ 등의 순으로 많았다.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너무 심해서 참을 수 없었다고 응답한 사람도 42%에 달했다.
증상의 발현 시간대는 주로 오후 6시 이후부터 저녁/밤 시간이 가장 많았다. 저녁이나 밤 시간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해지는 것은 하지불안증후군의 중요한 특징이며 진단시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이다.
이 질환은 정확히 진단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수 있는 질환이며 증상을 가지고 있지만 무슨 병인지 몰라 어떻게 치료받아야 할지 모르는 환자들을 위해 적극적인 대국민 질환홍보와 관심이 필요한 상태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아래 진단기준의 4가지 항목이 모두 해당될 때 진단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필수 진단 조건 4가지
I.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있다. 대개 다리에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이 동반된다(때로는 불편한 느낌이 없이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나타나고, 다리와 함께 팔 또는 다른 신체 부위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II.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쉬거나 누워있거나 앉아있을 때처럼, 움직이지 않을 때 시작되거나 더 악화된다.
III.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은 걷거나 뻗거나 할 때처럼 움직임에 따라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완화된다.
IV.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은 낮 시간보다 저녁이나 밤에 더 나빠지거나 혹은 단지 저녁이나 밤에 발생한다(증상이 심해지면 야간 악화가 현저하지는 않지만, 과거에는 그런 증상이 있었다).
수면무호흡증(심한 코골이)
주간에 피곤하고 졸리운 증상이 있을 때는 수면무호흡증(심한 코골이)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요란한 코골이를 특징으로 하며, 10초 이상 숨을 멈추는 일이 1시간에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특히 폐쇄성 무호흡증의 경우 비만한 중년의 남성에서 흔하며 일반 인구의 약 2~3%에서 이 병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잘 때 상기도의 근육이 너무 많이 이완되어서 공기가 기도를 통과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발생한다.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호흡 정지시에 산소부족으로 조직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어 부정맥과 고혈압, 심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정상적인 수면구조에 영향을 미쳐,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두통을 경험하며 낮에 졸리고, 피곤하고, 성욕감퇴, 무기력증 등을 일으킨다. 낮에 매우 졸리기 때문에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 위험이 높다.
실제로, 외국의 자료를 보면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교통사고율이 약 4배가 높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이 병을 앓을 경우에는 활기가 부족해 보이고 학교 학습활동 저하, 성장 지연 등의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확하게 진단되고 치료받으면 이러한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진단에 매우 중요한 검사는 수면다원검사이다. 이는 수면 중의 뇌파, 안구운동, 근전도, 심전도, 코골이의 유무, 호흡상태, 흉곽과 복벽의 호흡운동, 혈액내 산소포화도, 사지의 움직임 등을 동시에 기록 및 분석함으로써 수면 중에 발생하는 생리변화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검사이다. 수면검사실에서 하루 밤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검사가 끝나며 검사로 인한 고통이나 통증은 전혀 없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로는, 증상이 경한 경우에는 수면자세 교정, 체중조절 등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면 중에 코로 공기를 불어넣어 주는 마스크(지속양압공급기)를 사용한다. 한편 구강 내 문제일 경우에는 치과적 치료로 수면 중 턱을 앞으로 내밀어 주는 장치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가 이러한 방법에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구조적으로 상기도가 좁아져 있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에서 이를 교정해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우리 병원에서는 신경과, 이비인후과, 치과, 가정의학과(비만클리닉), 심장 내과 및 정신과 협진진료 체제가 잘 갖추어져 있어 수면무호흡(심한 코골이) 환자가 오게 되면 전체적으로 평가하여 가장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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