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낫이나 예초기 등에 베인 경우
상처 부위에 흙 등의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흐르는 깨끗한 물로 적절히 씻어낸다. 출혈 부위는 소독거즈나 깨끗한 수건으로 압박을 해주고 이를 다시 다른 헝겊 등으로 감아준다. 팔다리의 출혈이 있으면 심장 위치보다 위로 올려준다.
담뱃재나 된장 등을 바르는 등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그 어떠한 처치도 하지 말고 근육 및 인대손상의 가능성과 파상풍 예방접종 등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가까운 병원에서 진찰 받기를 권한다.
▶ 벌에 쏘인 경우
가볍게는 물린 부위가 아프면서 벌겋게 붓고 간질간질한 정도(국소 증상)지만 두통이나 발열, 어지러움, 오심, 구토, 복통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는 기도 폐쇄, 쇼크 등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침이 박혀 있을 때 핀셋 등으로 찝어서 빼내려고 하면 침에 남아 있던 독을 마저 주사해주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때는 신용카드나 전화카드 등으로 밀어내듯이 제거하는 것이 좋다.
쏘인 부위는 감염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누와 물로 깨끗이 씻어 준다. 얼음주머니를 주기적으로 수건 등에 싸서 대어주면 통증과 부종도 줄이고 독의 흡수도 지연시킬 수 있다.
처음에는 가볍게 보이더라도 수분 또는 수시간 이내에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관찰하다가 전신증상이 보이면 전문치료가 가능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 뱀에 물린 경우
우리나라 기후로 보아 10월말까지 뱀이 돌아 다니고 따라서 물려서 내원하는 환자들을 꾸준히 본다.
물린 부위 위쪽으로 점점 붓고 어지러움과 근육수축, 복시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심하면 호흡이 가쁘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의식의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흥분하거나 움직이면 독의 흡수가 빨라지기 때문에 침착해야 하며 물린 부위는 심장 아래로 내려서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비누 등으로 상처부위를 조심스럽게 씻어주되 문지르지 않도록 한다.
독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물린 부위 위쪽 10cm 근방을 폭이 비교적 넓은 천이나 양말, 수건 등으로 손가락 하나 정도가 들어갈 정도로 감아주는 것이 좋다. 동맥혈이 막힐 정도로 너무 꽉 묶어 버리면 뱀에 물린 것보다 말단 부위에 근육손상 등의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린 부위를 입으로 빨아내거나 칼로 절개하는 것 등은 부작용이 더 많다고 생각되어 권장하지 않는다. 뱀에 물린 모든 사람은 항뱀독소 투여 등의 전문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하도록 한다.
▶ 발열성 질환(쯔쯔가무시나 유행성 출혈열)
들이나 산에서 쥐를 매개로 해서 진드기나 바이러스에 의해서 야기되며 1~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 감기 비슷한 증세를 보일 수 있고 특히 쯔쯔가무시 때는 진드기에 물려서 형성되는 지름 1cm 가량의 흑색가피를 보이기도 하는데 보통 환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한다.
유행시기에는 논이나 밭에서 일을 할 때 긴 옷을 입고 장갑을 끼는 등 몸의 노출을 줄여주고 풀밭에 눕거나 옷을 벗어놓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귀가 후에는 옷의 먼지를 털어내고 몸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있거나 고열,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면 가까운 응급실을 찾도록 하자.
● 최우익 교수 / 응급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