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나 뇌경색, 뇌출혈 같은 뇌혈관질환의 빈도가 높다. 이는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서 수면 동안 휴식하고 있던 인체의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말초동맥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되어 심장과 혈관 내벽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을 가진 환자는 관상동맥 혈류에 장애를 가져오고 심한 경우 심근경색증으로 급사할 수도 있다. 겨울철 우리의 심장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 돌연사의 주된 원인 ‘관상동맥질환’

잠을 자다가,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등산을 하다가 혹은 골프장에서 급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런 예고가 없거나 증상이 나타난 지 한시간 이내에 사망한 경우를 의학적으로 급사 또는 돌연사라고 한다. 급사한 경우 약 90%는 심장병 때문이다.

심장병의 종류는 수십가지지만 이 가운데서 성인에게 일어나는 급사의 원인이 바로 ‘관상동맥질환’이다. 이 병은 심장의 혈액순환 부족, 즉 허혈 현상을 발생시킴으로 허혈성 심장병이라고 하며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대표적이다.

1. 관상동맥질환이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의 각 장기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어야 한다. 이러한 혈액 공급을 위해 펌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심장이다. 심장의 대부분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심장 근육은 심장을 작동시키기 위해 산소와 영양분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왕관 모양의 동맥혈관이 세가지가 있는데, 이것이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에 협착 현상이 생기면 필요한 만큼의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심장근육(심근)에 허혈, 즉 혈액순환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관상동맥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을 ‘관상동맥질환’이라 한다.

협심증이란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이물질이 쌓여서 혈관이 좁아진 것으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되어 심장근육에 허혈 상태를 초래해 흉통을 느끼게 된다.

심근경색증은 협심증이 더 나아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힘으로써 나타나는 질환이다. 혈관이 막히면 심장근육의 혈액공급이 끊겨 막힌 이하 부위가 경색 또는 피사 현상을 일으킨다. 심근경색증 환자의 약 반은 협심증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심근경색증을 일으킨다.

협심증은 심장근육의 허혈 상태가 일시적이므로 안정을 취하면 심장근육이 손상 없이 회복된다. 그러나 심근경색증은 허혈 상태가 지속되어 심장 일부가 죽어 버리기 때문에 안정을 취하거나 약물을 투여해도 심장근육의 일부가 손상을 받는다.

2. 관상동맥질환의 운동

적당한 운동은 환자가 심장의 기능을 되찾는 데 중요하다. 특히 산소를 많이 섭취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대표적인 운동은 걷기, 등산, 조깅, 수영, 줄넘기, 자전거 타기 등이다.

이런 운동은 심장과 호흡기능을 증가시키면서도 혈압은 비교적 적게 증가시킨다. 그러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엎드리기 등의 등척성 운동은 근육은 발달되지만, 심장이나 폐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장에 위험할 수도 있다.

운동 시작 전과 마친 후에는 반드시 5∼10분 정도 준비운동과 마감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1주일에 3회 이상, 1회 30∼60분 정도가 적당하며 처음부터 무리하기보다는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 가는 것이 좋다. 협심증이나 만성 심근경색증 환자는 전문의와 상담한 후 적절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3. 관상동맥 환자들의 식이요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환자는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환자들은 우선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그리고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100m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식이요법은 다음과 같다.

① 지방질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가급적 삼간다.

② 육류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나 과일, 잡곡, 현미, 콩류, 해조류(미역) 등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한다.

③ 저장식품, 가공식품, 인스턴트 식품 등은 피하고,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등도 평소 사용량을 줄인다.

④ 사탕, 꿀, 엿, 케이크, 아이스크림, 콜라, 사이다 등 단당류의 섭취를 제한한다.

⑤ 외식을 할 때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한정식, 생선구이, 김밥, 초밥, 비빔밥 등을 선택한다.

⑥ 과음은 알코올성 심근증, 중성지방의 증가, 심방세동,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소량으로 제한한다.

▶ 겨울철 심혈관질환, 이런 증상엔 이런 검사를 …

이른 아침 찬공기에 갑자기 노출되거나 아침 운동 중 왼쪽이나 중간 부위 앞가슴에 통증이 발생되며 이러한 통증이 목 주위나 왼쪽 팔 주위로 방사될 경우 협심증같은 허혈성 심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이전에 흡연자,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동맥경화증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더욱 유의해야 한다.

이 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심전도 및 운동부하 심전도검사, 부하심초음파 등의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관동맥조영술 검사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심한 관상동맥 협착증이 의심되지 않으면 아스피린, 베타차단제, 나이트레이트, 스타틴과 같은 항협심증 약물을 복용하며, 심한 협착증이 의심되면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한다. 조영술 결과 심한 협착증이 확인되면 특수 제작된 풍선을 이용하여 관상동맥에서 풍선확장술을 시행한다. 초기에는 풍선 확장술만 시행하였는데 6개월 이후에 30~40% 가량의 재협착이 발견되면서 가느다란 망사형태의 철망(일반 금속스텐트)이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스텐트에 약물을 도포한 약물용출스텐트가 개발되어 시술 후 발생되는 관상동맥 재협착률을 10% 미만까지 감소시켜, 현재 많은 환자에서 시술하고 있다.

풍선확장술 및 스텐트 삽입술을 받을 경우 반드시 항혈소판 제재를 처방받아야 하며 다른 항협심증 약물치료도 해야 한다. 왜냐하면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 시술은 관상동맥 내에 가장 심한 협착을 보이는 국소부위를 치료하는 것이지 전체 관상동맥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한 부위에 심한 협착이 온다는 것은 약물치료 및 생활습관인자 교정, 예컨대 금연, 적절한 운동, 체중조절, 식이조절 등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 관상동맥 내 다른 부위에서도 언제든지 협착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심전도 검사만으로 병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전날 음주 후 이른 새벽에 가슴 통증이 자주 발생하나 심전도나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다면 변이형 협심증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흉통이 있을 때의 심전도, 혹은 24시간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며 반드시 금연, 금주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는 특히 조심 해야 한다. 동맥경화가 심하면 뇌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평소 전문의의 상담 및 정기적인 혈압 측정, 엄격한 생활 습관 조절과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고혈압 환자는 드물지만 급성 폐 부종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동맥 박리증은 극심한 흉통이 등 쪽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데 반드시 심전도, 흉부 X선, CT촬영 등 정밀 검사를 받아 급성 심근경증과 감별해야 한다.

추운 겨울철 이른 새벽 바깥 화장실에서 실신이나 어지럼증, 의식 소실이 있었다면 뇌혈관 질환이나 미주신경성 실신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뇌혈관 단층 촬영이나 자기공명 촬영(MRI), 심전도, 24시간 심전도, 기립경사도 검사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과음 중이나 과음한 다음날 빠른 심장 박동을 느끼면서 가슴이 답답할 경우 발작성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 부정맥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심전도와 24시간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

겨울철에 유난히 더위를 느끼면서 몸무게 감소 및 불규칙적인 심박동, 손떨림 등이 동반될 경우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의심되므로 갑상선 기능 검사 및 심전도, 24시간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

이외에 갑자기 극심한 흉통이 발생하고 30분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급성심근경색증이 의심되는 상태로, 시간이 늦으면 심근괴사가 진행되어 사망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에 병원을 방문해야한다.

● 허승호 교수 / 심장내과
● 상담 및 문의 ☎ (053)250-7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