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척추질환
2010.06.04 6272 관리자
▶ 소개
최근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고령화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2009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인구의 10.7%를 차지했고 2018년 14% 이상, 2026년 20% 이상이 예상되면서 앞으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건강하고 윤택한 삶에 대한 관심과 함께 노인성 질환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인성 질환의 대표적인 예가 척추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자료를 보면 척추 관련 질환으로 인한 수술건수와 진료횟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척추는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부위다. 척추의 퇴행은 단순히 허리가 굽는 정도가 아니라 척추뼈, 디스크, 관절 등이 심각하게 변형된다. 이로 인한 신경 압박으로 극심한 통증과 보행 장애까지 뒤따른다.
퇴행성 척추질환은 증상이 매우 다양하여 때로는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여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증상은 척추 속의 신경이 눌려 생기므로 세심한 관찰과 주의를 요한다.
▶ 척추질환의 종류 및 치료방법
손을 많이 사용하면 손가락의 마디(관절)가 굵어지듯 척추도 오랜 기간 많이 사용하게 되면 뼈가 닳기도 하지만 뼈마디는 굵어지며, 관절부위의 인대조직은 두꺼워지게 되어 척추뼈 속으로 또는 관절 마디 사이로 통과하는 신경을 누르게 된다. 이것이 여러 가지 노인성 척추질환을 나타나게 하는 원인이다. 특히 골다공증은 소리 없이 찾아오게 되어 노인성 요통의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1) 경추 척추증성 척수병증
목의 척추에 생기는 경추 척추증성 척수병증은 노화로 목뼈의 마디가 굵어지거나 주위의 인대가 두꺼워져 척추 속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관이 좁아져 생긴다. 또 척추관 쪽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큰 골극(퇴행성 변화에 의해 생기는 뼈)이 생기거나 심한 목디스크(추간판 중앙 탈출)일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목 인대가 뼈로 변화되는 후종인대골화증에 의해서도 생긴다.
척수신경의 압박은 손의 세밀한 운동에 장애를 입힌다. 종종 젓가락질이 힘들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건을 잘 떨어뜨리기도 한다. 가만히 있을 때 새끼손가락이 자꾸 벌어지거나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빨리 못하면 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다리에 힘이 없어 걷기가 힘들며 팔다리의 감각이 이상하고 목을 앞뒤로 움직일 때 갑자기 팔, 몸통, 다리가 찌릿한 증상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뇌졸중’으로 오진되기 쉽다. 하지만 경추 척수증은 말이 어눌하다거나 정신신경장애 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경추 척수증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면밀한 문진과 세밀한 이학적 검사 외에도 다양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 방사선 검사, CT, MRI가 필수적이며, 여러 가지 뇌질환과도 감별해야 한다.
치료는 보존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이 있다. 하지만 경추 척수증은 일단 증상이 생기면 보존적 요법 및 자연적 경과에 의해 좋아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은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목의 앞쪽이나 뒤쪽으로 들어가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와 인대, 그리고 골화된 인대 등을 제거하는 것이다. 수술 후에는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 등 물리치료가 마비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경추 척수증은 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척추 변성이 가중될 수 있는 일상생활이나 작업 중 나쁜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또한 목이나 어깨의 근육 긴장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목의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반신욕 등으로 근육의 긴장을 줄여주고 목 주위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도 도움이 된다.
2) 척추관협착증
허리에 생기는 퇴행성 척추질환은 척추관협착증과 퇴행성 관절염, 그리고 척추압박골절 등이 있다. 같은 듯 다른 질환인 척추관협착증과 퇴행성 허리디스크는 나이가 들면서 척추 주변의 뼈와 인대가 점차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디스크가 튀어나와 척추의 신경을 누르면서 생긴다. 척추관협착증은 걸으면 엉덩이와 다리가 당기고 저리는 통증이 나타나 오래 걷지 못한다. 디스크와 다른 점은 누워 있거나 쉬면 통증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수술용 미세현미경과 내시경을 이용하여 신경을 압박하는 굵어진 뼈나 인대를 긁어내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현미경을 통해 수술 부위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정밀도도 높으며, 뼈를 많이 제거하지 않고도 신경을 누르는 조직만 제거하기 때문에 70대 이상의 노인 환자들도 수술 후 2~3일만 지나면 보행이 가능하다. 물론 압박 정도가 심하면 고전적 방법인 뼈를 제거하고 금속정고정과 함께 유합술이 필요하다.
3) 퇴행성 디스크
퇴행성 디스크는 노화로 뼈와 디스크에 이상을 초래하는 병이다. 척추관협착증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허리의 일부분 혹은 전체가 시리고 아프거나, 다리가 당기고 저리며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똑바로 누워 무릎을 펴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이 쉽다면 척추관협착증이고, 힘겨우면서 통증이 생긴다면 퇴행성 디스크일 확률이 높다.
치료는 척추관협착증과 마찬가지로 미세현미경 내시경수술이 가능하다. 노인들의 경우 당뇨, 고혈압 등으로 인한 합병증을 우려해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수혈이 필요 없고 2cm 정도만 절개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현미경을 이용해서 정밀하게 시술하기 때문에 주변의 뼈나 신경을 건드리지 않아 수술 후유증 발생 염려가 적고, 수술시간이 짧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
4) 퇴행성 요추만곡증과 노인성 척추후만증
노인들의 척추질환 가운데는 허리가 굽어지는 ‘퇴행성 요추만곡증’과 등 부분이 굽어져 돌출되는 ‘노인성 척추후만증’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의 디스크나 관절의 퇴행성 변화와 골다공증이 함께 나타나 척추에 압박골절이 생기는 게 주 원인이다.
특히 폐경 이후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뼈가 약해지는 여성이 걸릴 확률이 높다. 초기 노인성 척추후만증은 복근과 척추 근육 강화운동 및 재활 치료를 받으면 어느 정도 교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운동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보조기를 장착해야 하고, 골다공증 치료제를 이용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등이 굽어진다든지 신경압박이 있거나 척추의 압박골절이 심하면 척추체 유합술 및 나사못 삽입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허리나 등이 굽어질 때까지 방치해 두면 치료가 어려우므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에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운동으로 허리 근육을 강화하고,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
5) 척추압박골절
골다공증으로 골밀도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뼈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금이 가거나 부러질 수 있다. 척추뼈의 경우는 압력으로 납작하게 찌그러져 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 환자의 3분의 1만이 통증이 나타나, 다른 원인으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정밀 검사 후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허리가 아픈 경우 남성은 65세 이상, 여성은 6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 검사는 필수이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의 치료는 먼저 척추에 풍선이 달린 주사바늘을 삽입, 풍선을 부풀려 척추뼈 내에 공간을 확보하여 주저앉은 척추체를 원래 모양대로 회복시킨다. 그 다음 빈 공간에 시멘트를 주입하여 척추체를 보강해 준다. 압박골절 부위를 시멘트로 고정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등이 휘는 것을 예방하고, 추가 골절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이 수술방법은 절개부위가 0.5cm에 불과하여 국소마취로 가능하여 80대 노인도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시간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짧다. 입원기간은 2~3일로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 척추질환의 예방법
노인들은 대부분 허리나 목이 아파도 여러 가지 사정을 들어 정확한 진단이나 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로 약물요법이나 주사요법에만 치중하다가 수술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가장 좋은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필수적이다. 노인환자의 경우에 골밀도검사,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 촬영(MRI) 검사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퇴행성 변화가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증상을 유발하는 부위뿐만 아니라 그 위아래의 척추에도 이미 많은 변화가 동반되어 있기 때문에 수술방법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척추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환자의 경우 완치란 없다. 완치를 하려면 20대 청년으로 돌아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 수술 후 증상이 좋아지지만, 문제는 좋아진 증상이 오래 갈 수 있는 적절한 수술방법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며, 평소 바른 자세와 적절한 영양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척추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 김인수 교수 / 신경외과
● 상담 및 문의 : (053)250-7894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41931 대구광역시 중구 달성로 56
대표전화 : 053-250-8114팩스 : 053-250-8025
COPYRIGHT (C) KEIMYUNG UNIVERSITY DAEGU DONGSAN HOSPITAL. ALL RIGHTS RESERVED.